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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이 서사시를 쓴 시기는 민족적 문학 활동을 활발히 하던 무렵이었다. 그는 이념면에서 경향파 시인임을 자처했고, 문학장르면에서는 서사지향적 문학을 지향했다. 그의 작품 [국경의 밤]은 민족적 수난과 그 역사적 사회적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었고, 억압받는 민족의 슬픔과 비참함을 표현하였다. 김안서의 [지새는 밤]도 예외는 아니다. 그의 서정서사시는 당시 조선민족의 비참해져 가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시는 1925년 이후 프랑스 상징주의나 데카당적 문학 등 서구 지향적 경향에서 전통지향적 경향으로 변모한 ‘김안서’의 문학적 방향전환과 함께 이해해야 한다. 그는 예술적 입장에서 삶을 보았으나, 예술과 현실 극단주의를 지양하고, 그 양자의 조화를 꾀했다. 안서는 예술의 본질을 진정한 자아의 발견에서 비롯되는 쾌락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자기 정체성이 주어지지 않는 현실은 그의 예술론과는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고통과 물질적 가난이 따르는 현실에서의 도피 또는 탈출 욕구가 현실 대응 논리로 나타난다. 자연스럽게 그는 시적 지향의 완성을 음악적 운율의 완성에서 보았고, 격조시로 나아갔다. [지새는 밤]이 예술적 완…(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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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는 패배주의와 허무주의의 심화현상과 민족과 개인의 재발견이라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문학사적으로는 문학 내적인 면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문화의 유입으로 한국어의 문학적 가능성, 특히 시적 감수성을 개방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한국시는 서구시의 새로운 감수성과 기법에 직접 부딪치면서 새롭게 시에 대한 많은 질문과 이에 부수되는 시사적 문제점을 제기하도록 강요당하였다. 이 때의 본격적인 장편 서사시로는 ‘김상훈’의 [가족]과 50년대 초반 ‘김용호’의 [남해찬가]등이 있다. 이들 두 사람은 해방 이후 좌파인 조선문학 동맹에 참여했던 인물 들이다. ‘김상훈’은 조선문학가 동맹에 참석한 시인들 중 해방 이후 문필활동을 시작한 신인이며, 1948년에 [가족]을 발표했다. [가족]은 이념적으로 계급주의에 입각해 있고 구조상의 문제점도 적지 않지만 해방공간의 현실적 문제와 인물의식들을 잘 형상화하고 있다.
1950년대 초 이순신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분열된 조국의 권력적 갈등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반도를 침략한 일제에 대한 대응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김용호’의 [남해찬가(1925)]가 있다. [남해찬가]는 좌익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전향 후 ‘김용호’가 쓴 대표적 서사시이다. 이 작품은 외적으로 조선시대 이순신의 삶을 드러내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일제치하에 조선 민족이 놓이게 된 근본적 이유에 대한 반성이 드러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민족의 위기를 구한 이순신의 인물상을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서사시로서 남해찬가는 그 시적 표현면에서의 문제보다도, 그 내용의 인식 면에 있어서 피상적인 이해에 머무르는 점이 한계로 나타난다. 창작 당시가 한국 전쟁기라는 점을 염두해 두면 그가 민족적 위기 및 그 극복의지를 고양하기 위해 이런 작품을 썼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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