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스티븐슨의 수작이다. 스티븐슨은 우리에게 매우 잘 알려진 <보물섬>의 작가이다. 이 작품은 인간성이라는 문제에 대해 동화적인 문체로 극히 예술적으로 표현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
의사 지킬 박사는 연구열이 대단하고 성실한 과학자였으나 그의 정직하고 성실한 인품 뒤에는 일찍부터 향락적, 악마적인 만행에의 강한 욕구가 숨겨져 있었다. 지킬은 자기 내부에 존재하는 서로 완전히 모순되는 선, 악 두 가지의 성격에 시달렸다. 그리하여 서로 모순되는 성격의 이중성을 선의 면과 악의 면으로 완전히 분리시켜 각기 별개의 인간으로 행동함으로써 선의 욕구에도 살고 악의 욕구에도 살 수 있다면 성격의 이중성에서 오는 고민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참으로 좋을 것이라고 공상하게 되었다. 이윽고 그는 이상한 약제를 배합하여 자기를 두 사람의 별개의 인간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비약의 힘을 빌어서 본래의 지킬 박사와는 달리 나이도 젊고 키도 작으며 더욱이 보는 이로 하여금 혐오감을 품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추악한 모습의 하이드 씨로 때때로 신속히 탈바꿈하여 이 하이드 씨의 자격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인 지킬 박사는 이렇게 악에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성실하고 존경받을 만한 의사로서의 체면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악의 상징인 하이드 씨는 선의 상징인 지킬 박사에 대해 차츰 우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약물을 먹지 않았을 때에도 지킬 박사가 어느 새 하이드 씨로 바뀌어 버리는 일이 여러 번 거듭된다. 그리고 반대로 약제의 양을 차츰 늘려 나가지 않으면 하이드 씨는 지킬 박사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하이드 씨의 악행은 갈수록 커져 마침내 사람을 죽이게 된다. 이제 살인범으로 추적을 받는 하이드 씨로 변신하고 있는 동안에 만일 사람들의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지킬 박사는 생명이 위태롭게 될 것이다. 그런 어느 날 신상에 위험을 느끼고 하이드 씨로부터 원래의 지킬 박사로 되돌아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으나 그 약물을 배합하는 데 꼭 있어야 할 어떤 특수한 염류를 도저히 구하지 못하여 지킬 박사는 드디어 궁지에 몰려 자살을 하고 만다.
원작은 그의 친구인 어터슨의 눈으로 바라본 사건을 서술하고 있지만 여기서 말할 인간 본성의 양면성을 말하기 위해 일부러 지킬의 눈으로 본 사건의 내용을 줄거리로 삼았다. 그리스 신화에 보면 야누스라는 신이 있다. 이 신은 얼굴의 앞뒤가 모두 얼굴이다. 하나의 육체에 얼굴이 두 개라는 사실은 신의 양면성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지킬이 고민했듯이 사람마다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지킬이 본 하이드의 모습은 발육이 덜 된 괴기스러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