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미국의 외교·군사정책

한국전에 미국이 개입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초기 대외정책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자.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전후 세계의 거의 모든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고 세계에 대해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강제하는 ‘자유세계’의 지도적인 경제적·군사적 강국으로 등장했다. 팍스 아메리카나란 미국 지배하에 단일의 세계를 구축하며 자본의 국제 운동을 방해하는 ‘세력권’ 등의 형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동구를 포함하여 모든 나라들의 전후 운명에 대한 미국의 이해는 확고하다. 루즈벨트가 사망한 후 홉킨스(Hopkins)는 스탈린에게 루즈벨트 대통령이 추구한 정책의 기본은 미국의 이해가 전세계적이며, 북미와 남미 그리고 태평양 지역에 한정되지 않음을 반복해서 알렸다.” 그러나 강력한 군사적 강국으로서의 소련의 등장, 사회주의권의 성립, 유럽에서의 노동운동 및 좌파세력의 급속한 신장, 제3세계에서의 민족해방 운동의 고양 등은 팍스·아메리카나의 실현을 위협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전후 미국의 대외정책은 전세계적 수준에서 ‘공산주의’의 확산을 방지하고 나아가 사회주의권을 와해시켜 자본주의적 질…(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