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者益富 貧者益貧’으로 나타난 농민층의 양극화현상은 결국 농촌사회의 신분질서를 재편시켜갔고 더 나아가 봉건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세력을 탄생시켰다.
신분제가 동요하는 가운데 여러가지 임시변통책을 마련하지만 무너져가는 체제를 바로잡을 수는 없었고 하층빈민들은 체제에 대한 비판의식과 평등의식이 싹트고 있고 농민의 저항의식의 발현방식은 개별분산적인 형태로부터 집단화되는 형태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동학농민혁명은 소작농을 중핵으로 하는 빈농층을 주체세력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농민군은 당연히 조선봉건사회의 기본모순인 지주제에 대한 공격을 통해 농민적 토지소유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농민의식의 성장과 그것의 실천과정 즉, 抗租, 爭雇, 抗稅鬪爭을 통해서 그들의 정치경제적으로 지향하는 바 자유로운 토지소유를 희망하였다.
「수령-이·향지배구조」의 수탈층을 한편으로 하고 그 수탈대상층들이 연합하여 양자 간에 대립전선이 형성되었을 때 민란이 일어났다. 이후 민란의 빈발 속에서 소빈민층은 항쟁의 주도능력을 키워갔고 농민들은 언제라도 일어날 조건을 구비하고 있었고 또 일어났다. 민란의 연속선상에서 소빈민층은 사회세력간 연합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최종적 귀결로 나타난 것이 동학농민혁명이었다.
동학농민혁명은 봉건체제를 정면으로 부정하여 그것을 해체시킨 기본동력이었을 뿐 아니라 농민이 주체가 되어 근대사회로의 이행의 전망을 열었다는 점에서 특수성이 있다. 한국근대사에서는 내부적으로 봉건체제를 변혁하려는 바로 그 시점에 밖으로부터 자본주의 열강이 침략함으로써 모순이 중첩되어 나타났다. 동학농민혁명은 이러한 이중적 모순에 직면하여 당시의 우리 민족의 역사적 과제인 반외세·반침략·반봉건을 정확하게 제기함으로써 한국근대민족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였다.
안으로는 봉건적 토지소유와 봉건적 신분제를 폐지하고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근대사회를 건설하려고 하였으며 또한 전쟁 진행과정에서 일본군의 침략으로 …(생략)

인해 주요모순의 축이 봉건적 모순에서 민족적 모순으로 이동함에 따라 사회운동도 민족운동으로의 전환이 요청되는바 농민군은 이러한 민족적 요구에 정확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이러한 대응은 바로 근대민족의 결집과정이었으며 투쟁과정에서 반외세 민족의식이 양양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동학농민혁명은 일본군의 침략과 진압으로 실패하고 말았지만 그것은 봉건체제를 근본적으로 붕괴시켜 근대사회로의 전망을 열었다는 점과 일제 침략에 비타협적으로 대응하여 조선이 일제식민지가 되었을 때 민족해방운동의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었던 점에서 가장 큰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