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크는 아주 영향력 있는 영국의 철학자이면서도 주로 정치가로서 활약했다. 샤프츠버리의 어얼(Earl of Shaftesbury)이 수상이었을 적에 그는 그의 막료로서 활약했다. 1690년에 로크는 그의 저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에세이』(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를 출간했다. 이 책은 흥미롭게도 그가 속해 있는 비공식적 저녁 토의 모임에 발표하기 위해 준비할 글을 모은 것이었고, 이것이 나중에 문제작이 되었다. 이 글은 비판적 경험주의가 지니고 있는 기본적인 질문, 곧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는 앎의 방법을 현실적이고 실제 문제에 입각해서 상식적으로 검토한 것이었다.
로크에게 있어 관념(idea)은 정신의 기본 단위이자 기본 요소이다. 또한 요소들이 뭉쳐 그룹을 이룬다. 따라서 연상의 원리(principle of association)가 필요하게 된다. 로크는 이 특이한 용어를 그의 저서에 후기판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연상된 관념들은 단순할 수도 있고 복잡할 수도 있다. 관념들은 모두 경험으로부터 오는 것이지 선천적인 것이 아니다. 또는 정신이 그 자체를 되돌아보는 ‘반성 과정’(reflection process)에서 나온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마찬가지로 로크도 인간의 본래적인 마음은 아주 깨끗한 석판과 같다고 믿고 있다. 심지어 기하학의 공리와 관념도 오직 감각과 반성을 통해서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크는 또한 지각을 일차적 속성과 이차적 속성으로 구별시켰다. 일차적 속성은 실제 대상의 특성과 직접 연관되는 것으로서 입체, 꼴, 운동, 수효, 모양, 무게와 같은 것이다.
이차적 속성은 그 대상의 힘에 따라 우리 안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 속성은 대상을 닮지 않기도 하고 대상의 속성을 나타내지 않기도 하는 것으로 색감, 음향, 그리고 맛이 이에 해당한다. 대상은 어떤 빛의 파장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와 같은 색감의 특성은 대상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생략)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로크는 근본적으로 경득설 주창자였으며 인간이 무엇을 한다는 것보다 심성에 관심을 쏟았다. 마음의 내용(contents)을 강조함으로써 로크는 20세기 구조주의 심리학의 선구자가 되었다. 홉스는 이와 대조적으로 마음의 활동(activity)측면을 강조함으로써 19세기의 행동 심리학(act psychology)과 20세기 기능주의 선구자로 간주될 수 있다.
그가 철학에 끼친 영향력이나 수상의 막료였다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로크는 또한 정치 이론가로서 지대한 공로를 갖고 있다. 그의 정부에 관한 논문은 미국 헌법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