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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라 인간에게 理를 부흥하는 義理之天이다.이렇게 볼 때 天과 人은 가장 원리적으로 無間하다 할 수 있다. 정암의 철학은 그가 진사시험에 장원한 `春賦`라는 저술에 그 정수를 보인다. 우리는 이 저술에서 그가 인간존재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인간존재의 구조(이는 생물학적인 구조를 말하는 것이 아니며 정신적 구조, 좀더 정확히 말하면 윤리적으로 살펴진 인간본성의 구조를 뜻한다)를 자연철학적 관점에서 자연의 원리와 동일한 것으로 파악한다. 그에 의하면 자연은 끊임없는 生(成)의 뜻을 갖는다. 말하자면 生의 정신이다. 이것은 형이상학적인 실재성을 갖는다.
자연의 섭리, 즉 生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정암에 의하면 生의 정신은 4계절 중 봄에서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봄은 계절의 처음이자 근본으로 이해된다. 그것이 처음임에 의미깊은 것은 다른 계절에 선도가 된다는 점에서이며, 근본임에 중요한 것은 역시 다른 계절에 저류하는 무엇임에 그러한 것이다. 선도가 되고 근본이 되는 봄은 도대체 정암에게 어떠한 상징으로 나타난 것일까 그것은 바로 生의 정신이다. 만물이 움츠러든 겨울을 지나 다시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의 화창함 속에 느껴지는 생동성, 이것이 자연의 生의 정신의 표상으로 인식된 것이다. 이 정신은 만물의 성장과 결실에 선도적인 것이요, 그 성장과 결실에 간단없이 저류하는 정신이다. 따라서 봄의 정신은 자연의 근본정신이다.
자연의 섭리에 대한 이와 같은 이해는 4계절의 순환 속에서 얻어진 형이상학적 답변으로 보이지만 계절뿐만 아니라 만물의 거듭하는 생장소멸의 현상을 바라보면서 소멸 뒤에 이어지는 생성에서 그와 같은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여하튼 자연은 生의 정신으로 가득차 있으며 만물은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의 산물 중에서 가장 우수한 자이다. 즉 인간은 자연의 생의 정신을 온전히 품부받은 존재이다. 이 말은 여타 존재자들이 생의 정신을 전혀 타고나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다. 그들도 생의 정신을 타고났으되 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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