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과 주자학] 선종과 주자학의 계보학에 나타난 공부론의 경계

유불의 경계 특히 주자학과 선종의 경계를 탐구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다. 왜냐하면 유가의 전통 속에서의 주자학과 불교의 전통 속에서의 선종은 모두 이전의 전통과는 매우 상이한 수행론 체계를 갖고 있으며 발생시기 역시 비슷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신의 전통과는 어느 정도 간극이 존재하는 수행론을 모두 공부라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측면 역시 더욱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렇듯 자신의 전통과의 간극을 만회하려는 듯이 양자는 모두 자신의 고유한 계보를 강하게 주장한다. 즉 선종의 경우는 전법게를 통한 법통의 강조로, 주자학의 경우는 공맹의 전통을 계승한 자는 오직 자신들이라고 하는 도통의 강조로 나아간다. 이러한 법통과 도통의 강조는 바로 자신의 학문체계를 공인하는 수단으로서 자신의 존재기반을 전통 속에서 위치지우려고 하는 지난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지 자신의 정당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학문체계 수행체계를 규정짓는 본질 또는 정수를 무엇으로 보느냐,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전개되었느냐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법통과 도통의 주장을 검토하는 것…(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