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서론
낙태 또는 임신중지 문제는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헌법적 가치가 충돌하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순히 두 권리의 충돌만으로 이해하기에는 사회적 의미가 매우 크다. 임신은 여성의 신체에서 이루어지고 출산 역시 여성의 건강, 교육, 직업, 가족관계, 경제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임신과 출산의 결정이 잘못되거나 강제될 경우 그 결과를 가장 직접적이고 장기간 부담하는 사람 역시 임신한 여성이다. 이러한 점에서 낙태죄의 헌법적 문제는 생명 보호라는 문제와 동시에 성별에 따른 사회적 부담의 배분과 여성의 평등, 건강, 사회참여 등을 함께 살펴보아야 하는 젠더적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형법은 오랫동안 임신한 여성이 스스로 낙태한 경우를 처벌하는 자기낙태죄와 여성의 동의 또는 촉탁을 받아 낙태를 시행한 의사 등을 처벌하는 조항을 두었다. 모자보건법에서 일정한 예외사유를 인정하기는 하였지만 허용범위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상당수의 인공임신중절은 형사처벌의 위험 아래 놓여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낙태죄에 관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