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서론
역사를 공부할 때 사건과 연도, 인물만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과거를 실제 삶의 문제로 이해하기 어렵다. 같은 역사적 사건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장소를 살펴보면 당시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갔고 어떠한 선택과 고통을 경험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역사의 현장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과거의 경험과 기억이 축적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와 전근대사를 살펴보면 한반도 내부에만 시선을 두어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많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강제동원과 전쟁 피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 본토와 사할린, 남양군도, 오키나와 등 조선인이 동원된 해외 공간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항일독립운동 역시 한반도 안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만주와 연해주, 중국 관내와 미주 등 광범위한 공간에서 전개되었다.
오키나와는 이러한 역사적 공간 가운데 하나이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과 미국 사이의 격렬한 지상전이 벌어졌던 오키나와에는 수많은 조선인이 군인과 군속, 노동자로 동원되었다. 이들은 비행장과 방어진지,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전투와 군사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