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독후감
이 책을 처음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남는 것은 제목의 긴장감이다.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는 말은 지금 우리의 일상이 결코 충분히 정의롭지 않다는 전제를 품고 있다. 지금 그대로의 세계를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이지 말고, 더 나은 질서를 상상해야 한다는 요청이다. 그런데 이 상상은 공허한 낙관이 아니라 민달팽이라는 느리고 연약하며 혐오의 시선을 받기 쉬운 존재를 중심에 놓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출판사 소개는 민달팽이를 차별과 혐오에 맞서 인권을 말하는 우화의 주인공으로 설정했다고 밝힌다. 나는 이 설정이 매우 강력하다고 느꼈다. 힘센 존재나 영웅적 존재가 아니라, 가장 낮게 보이고 가장 쉽게 무시되는 존재를 통해 인권을 말하는 순간, 독자는 이미 익숙한 위계에서 한 발 벗어나게 된다.
책이 다루는 인권의 범위가 넓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소개 자료에 따르면 이 작품은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자유권, 사회권, 안전하게 일할 권리, 생명권까지 인권의 주요 주제를 망라하며, 특히 자유권에 머무르기 쉬운 인권 논의를 사회권과 생명권의 범주로 확장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나는 이 대목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우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