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2 1. 선정 도서와 선택 이유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역사들은 제목부터 인도네시아라는 국가보다 사람들과 역사들이라는 복수형 표현을 앞세웁니다. 이 점은 단순한 문체상의 선택이 아니라 저자의 역사관을 압축해서 보여 주는 장치입니다. 실제로 공개된 책 소개와 학계 소개에 따르면 저자는 중심부인 자바와 자카르타, 그리고 정치 엘리트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서술을 넘어 사회문화적 측면과 다양한 지역 공동체를 함께 조명하려고 합니다. 즉 이 책은 국가 중심 역사에서 사람 중심 역사로 이동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으며, 그 때문에 인도네시아를 하나의 통일된 정체성으로 보기보다 서로 다른 층위의 공동체가 만들어 낸 복수의 역사로 파악합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오늘날 지역 연구와 문화 이해에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세계를 공부할 때 가장 위험한 태도는 한 나라를 하나의 성격으로 환원하는 것인데, 이 책은 바로 그 환원을 경계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장 구성만 보아도 저자의 의도가 뚜렷합니다. 원서 목차는 물질문화를 통한 역사에서 시작해, 공동체와 왕국, 이슬람을 통한 역사, 유럽인의 진입, 술탄국 내부의 변화,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