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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담론의 세계에서 페페 에스코바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논쟁거리를 상징합니다. 주류 서방 언론이 흔히 권위주의 진영의 스피커라고 비하하는 것과 달리, 그는 스스로를 유라시아의 부상을 기록하는 목격자로 정의합니다. 에스코바는 지난 수십 년간 홍콩에서 모스크바, 중앙아시아의 거점에 이르기까지 현장을 누비며 서구 중심의 단극 체제가 어떻게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추적해 왔습니다. 그의 저서 다극세계가 온다는 단순히 경제 지표나 군사력을 나열하는 분석서를 넘어, 지난 500년간 이어온 서구 패권의 시대가 완전히 종언을 고했음을 선포하는 일종의 지정학적 격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미국 주도의 질서가 무너진 자리를 글로벌 사우스와 유라시아의 거대 세력들이 채우는 대격변의 장면들을 매우 도발적이고도 확신에 찬 어조로 그려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