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김훈의 ‘무서록’, 이병률의 ‘깊은샘’, 김승옥의 ‘꽃이 지고 나면 잎이 진다’ 세 작품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아름다움과 기억을 다룬다. 이 세 작품을 분석하며 각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과 장면을 통해 작가의 문체와 작품 세계를 이해하고 아름다움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훈의 ‘무서록’은 섬세한 문장과 깊이 있는 사유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탐구한다. ‘섬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한 고요함을 지니고 있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한 고요함을 간직한 채 마치 세상의 끝에 멈춰 선 듯했다’는 구절은 섬의 고요함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인간 삶의 유한함을 대비시킨다. 섬의 정지된 고요함은 삶의 덧없음과 대조를 이루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세상의 끝에 멈춘 듯한 섬의 이미지는 삶의 종말을 맞이하는 인간의 모습과도 겹쳐 보여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섬의 아름다움은 ‘무서록’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병률의 ‘깊은샘’은 여행 에세이지만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예민한 감수성이 녹아 있다. ‘그곳에선 모든 것이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