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성장 과정
저는 어릴 적부터 숫자와 계산에 꽤나 익숙하게 자랐습니다. 부모님께서 작은 동네 슈퍼마켓을 운영하셨는데, 매일 저녁 문을 닫고 나면 하루 매출을 정리하고 다음 날 필요한 물품을 계산하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여섯 살 무렵이었을까요, 어머니께서 바쁘실 때 제가 슬쩍 판매 장부를 들여다보곤 했어요. 처음에는 그저 동그라미와 숫자들의 나열로만 보였지만, 곧 이 숫자들이 물건의 양과 돈의 흐름을 나타낸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했던 시간은 어머니가 제가 정리한 영수증 더미를 보며 `우리 민준이 덕분에 오늘 계산이 빨리 끝났네` 하고 칭찬해주실 때였어요. 그 작은 칭찬 한마디가 저에게는 세상 어떤 장난감보다.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숫자가 가진 명확함과 정리정돈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반의 회계를 맡아 꼼꼼하게 관리했습니다. 학급비가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친구들에게 언제든 궁금한 점을 설명해줄 수 있도록 정리해두었죠. 한번은 체육대회 준비 비용을 계산하다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해 예산이 부족해질 위기에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