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성장 과정과 간호 철학
어릴 적 저는 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들의 작은 어려움이라도 헤아리려 노력하는 아이였습니다. 특히 할머니께서 연세가 드시면서 잔병치레가 잦아지셨을 때, 약 봉투를 정리해드리고 혈압을 재어드리며 옆에서 작은 손길이나마 보태드렸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때마다. 할머니께서 `네가 옆에 있으니 마음이 참 놓이는구나`라고 말씀하시던 그 따뜻한 미소는 제 가슴 속에 깊이 자리 잡았고, 제가 타인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건강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간호사의 길을 걷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존중하고 돌보는 간호의 본질에 매료되었던 것이지요.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며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동안, 저는 간호사가 단순한 의료 기술자가 아니라 환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정서적 지지자가 되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노인 병동 실습 중에는 치매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우신 어르신께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읽어드리며 손을 잡아드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를 경계하시던 어르신께서 점차 저의 작은 노력을 받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