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숫자와 흐름을 함께 읽는 기획자로 성장해 온 과정
저는 기획의 본질이 멋진 아이디어를 먼저 말하는 일이 아니라, 조직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기획을 문서 작성 능력이나 보고 역량으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제가 현장에서 배운 기획은 훨씬 더 입체적이었습니다. 숫자를 읽되 숫자만 보지 않아야 했고, 현업의 목소리를 듣되 그 목소리를 그대로 옮기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됐습니다. 시장의 신호, 내부 운영의 한계, 조직의 우선순위, 경영진의 판단 기준을 하나의 언어로 연결하는 사람이 결국 기획자라는 사실을 실무를 통해 배웠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기획 직무를 명확히 이해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기에는 성실하게 자료를 정리하고, 요청받은 보고서를 빠짐없이 작성하는 것이 기획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몇 번의 프로젝트를 거치며 제가 뚜렷하게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같은 자료를 보고도 어떤 사람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 그치고, 어떤 사람은 그 안에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전자는 정보를 전달하지만 후자는 조직을 움직입니다. 저는 후자의 사람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