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성장과정
[고장은 핑계가 아니라 신호라고 배웠습니다]
어릴 적부터 집안의 고장 난 물건은 자연스럽게 제 몫이었습니다. 선풍기가 멈추면 모터 소리를 먼저 들었고, 전등이 깜빡이면 스위치 접점부터 의심했습니다. 단순히 “왜 안 되지”라고 넘기지 않고, 어디서부터 이상이 시작됐는지 순서를 따라가며 원인을 찾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실패도 많았습니다. 분해만 해놓고 조립을 못해 부모님께 혼난 적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매뉴얼을 다시 읽고, 분해 전 사진을 찍어두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기록이 작업 품질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체감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전기전자 실습 동아리에서 활동했습니다. 학교 축제 때 자체 제작한 이동식 전원 분배함이 과부하로 차단기가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전류 계산을 여유 없이 설계했던 책임자였습니다. 급하게 차단기를 교체하는 대신, 각 부스의 예상 소비전력을 다시 산정하고 회로를 재구성했습니다. 배선을 정리하고 부하를 분산한 뒤 재가동했을 때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을 보며, 설계 단계에서의 안전 여유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그 이후 어떤 작업을 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