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진학의 동기
대학교 2학년 시절, 일반 교양으로 개설된 ‘서양미술의 이해’라는 수업을 수강한 것이 첫 계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흥미로 신청했지만, 수업이 거듭될수록 미술작품을 단순히 ‘아름다움’으로 감상하던 시선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회화와 조각, 건축이 당대의 철학과 종교, 정치, 과학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는 것을 배운 순간, 미술이라는 매체의 깊이와 확장성에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고대 그리스 조각의 비례 체계와 그 속에 내재된 인간 중심의 사유, 중세 성화 속에 반영된 신학적 상징 체계는 단지 형상에 머물지 않고 시대정신과 사상적 배경을 담고 있었습니다. 감상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경험을 통해 미술이 인간과 사회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는 것을 처음 실감했습니다.
당시 전공은 미술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기에, 방과 후나 방학 중 개인적으로 자료를 찾아 읽으며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독학으로 읽은 책 중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어윈 파노프스키의 『상징과 의미』였습니다. 아이콘(icon), 아이코노그래피(iconography), 아이코놀로지(iconology)로 이어지는 해석 과정은 단지 이미지를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