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인생에서 나에게 가장 영향을 끼친 경험과 그로 인해 얻은 것을 서술하세요.
제가 ‘행정’이라는 일을 삶의 중심 의제로 받아들이게 된 순간은 의외로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한 번의 대기실 경험에서 시작됐습니다. 가족의 검사 예약을 돕기 위해 병원을 함께 찾았던 날, 진료 자체보다 마음을 더 소모하게 만든 것은 정보의 공백이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 지금 기다리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선명하지 않으면 사람은 통제감을 잃고 불안해집니다. 그 불안은 결국 창구로 쏠리고, 창구는 감정의 충격을 온몸으로 받습니다. 저는 그날 “의료의 품질은 진료실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에 새겼습니다. 환자의 신뢰는 의학적 결과만큼이나 과정의 납득 가능성에서 만들어지고, 그 과정의 설계가 바로 행정의 본질이라는 것을요.
이 경험 이후 저는 ‘설명 가능한 흐름’을 만드는 일을 제 방식으로 연습했습니다. 첫 번째는 학교와 외부 활동에서 맡았던 운영 업무였습니다. 참여자 동선이 엉키면 똑같은 민원이 폭발적으로 반복된다는 패턴을 발견했고, 저는 문제를 사람 탓이 아니라 구조 탓으로 돌려보기로 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