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진학동기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참여하게 된 영어 독서 토론 모임에서 ‘To Kill a Mockingbird’를 원서로 읽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전까지 영어는 시험 점수를 위한 과목이었고, 문학 작품은 국어 시간에 배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영어로 쓰인 문장을 해석하고 감정까지 따라가는 과정을 겪으며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영어가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서, 특정 문화와 사회, 그리고 인간 내면까지 조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혼자서 영문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문장 하나하나 해석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자주 중단되곤 했지만, 작품을 읽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단어의 뜻보다는 문장이 지닌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 맥락 속에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학이 언어 이상의 무언가를 품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영어영문학을 단순히 언어의 학문으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2학년 1학기부터는 비교적 짧은 희곡과 시를 원문으로 접하며 문학사적 배경에도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