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도구적 가족주의의 잔상과 정서적 괴리
전통적 한국 가족문화의 핵심은 `도구적 가족주의`라는 개념으로 설명되곤 한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독립된 인격체로 기능하기보다, 가족 전체의 영달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하나의 기능적 단위로 묶여 있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Cataloging과 같은 서지학적 분류 작업을 하다 보면, 과거의 가족 관련 문헌들이 지나치게 가문()의 유지와 계승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론적으로는 가족이 경제적사회적 보호막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마주하는 모습은 이와 사뭇 다르다. 명절이면 수입차를 빌려 고향에 내려가 `성공한 자식`의 배역을 연기하는 풍경을 볼 때면, 가족이 사랑의 공동체인지 아니면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 세트장인지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부모는 자녀의 성적과 직장을 자신의 성적표로 여기고, 자녀는 부모의 자산 규모를 자신의 계급으로 받아들인다.
실제 생활 속에서 관찰한 사례를 떠올려보면,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족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장 피하고 싶은 감시자가 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