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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습이라는 이름의 죽은 연극과 보이지 않는 공간의 실재
피터 브룩은 『빈 공간』에서 생명력을 잃은 연극을 `죽은 연극(Deadly Theatre)`이라 명명하며, 관습에 찌든 무대와 비판 없는 수용을 경계한다. 이론적으로 빈 공간은 무엇이든 채워질 수 있는 자유의 영역이자, 관객의 상상력이 작동하는 지점이다. 하지만 실제 연극 현장에서 마주하는 `빈 공간`은 브룩이 말한 창조적 가능성이라기보다, 예산 부족이나 성의 없는 미니멀리즘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허다하여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일례로 최근 관람한 한 대학로 공연은 `브룩식의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며 무대를 텅 비워두었으나, 정작 그 안을 채워야 할 배우들의 에너지는 정체되어 있었다. 무대가 비어있을수록 배우의 작은 숨소리와 시선 하나가 공간을 장악해야 하는데, 관습적인 발성과 도식화된 동선만이 허공을 떠돌았다. 브룩은 공간이 비어있을 때 비로소 연극적 사건이 발생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빈 무대가 배우의 밑천을 드러내는 잔인한 시험대처럼 느껴져 지켜보는 마음이 무거웠다. 공간을 비우는 것이 연출적 의도가 아니라 게으름의 변명이 될 때, 연극은 브룩이 그토록 경계했던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