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언어적 진술의 함정과 결핍의 심층적 재구성
면접 현장에서 대상자가 내뱉는 첫마디는 대개 경제적 빈곤이나 질병 같은 일차적인 문제에 집중된다. 매슬로(Maslow)의 욕구 위계 이론에 따르면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가 최우선으로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면접실의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았을 때, 대상자의 입에서 나오는 `쌀이 필요하다`는 말이 곧이곧대로 식량 부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당혹감이 밀려온다.
어느 독거 노인은 상담 내내 식료품 지원이 부족하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작 그의 부엌 찬장에는 뜯지 않은 통조림이 가득 쌓여 있었다. 처음에는 행정적인 중복 수급이나 단순한 욕심인 줄 알았다. 하지만 대화가 깊어질수록 노인이 간절히 원한 것은 식량이 아니라, 식료품을 배달하러 오는 복지관 직원의 온기와 매주 한 번씩 열리는 현관문 소리였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론적으로는 이를 `사회적 욕구`라 칭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이 욕구는 결코 깔끔하게 분류되지 않는다. 물리적 결핍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나는 심리적 고립의 진의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복지 행정은 그저 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