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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측정의 객관성이 편향의 방패가 되는 모순
평가 시즌이 다가오면 조직은 수치화된 데이터에 집착한다. KPI를 소수점 단위로 쪼개고 정량적 지표를 들이밀면 주관성이 배제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직무의 목표와 결과가 일치할 때 공정성이 확보된다는 `목표관리법(MBO)`의 원칙을 따르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이론과는 사뭇 달랐다. 분명 지표상으로는 목표를 초과 달성한 팀원이 낮은 고과를 받고, 수치상으로는 평범한 이가 `조직 헌신도`라는 모호한 명분으로 상위 고과를 가져가는 장면을 목격할 때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숫자는 때로 평가자의 주관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한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가중치를 부여하는 손길에는 이미 평가자의 선호가 묻어 있다. 영업 실적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팀 분위기를 해친다`는 주관적인 인상이 `태도 점수`라는 항목을 통해 실적 점수를 깎아내리는 식이다. 반대로 실적이 다소 부족해도 평소 평가자와 관계가 원만한 직원은 `성장 가능성`이라는 명목으로 구제받는다. 객관적인 지표를 강화할수록 오히려 평가자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