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왜 지금, 김옥균인가
한국 근대의 여명기에서 김옥균만큼 강렬한 궤적을 남긴 인물은 드물다. 1884년 우정국 축하연을 기점으로 단행된 갑신정변은 단 46시간 만에 막을 내렸지만, 그가 제시한 국가 대개조의 청사진은 이후 조선이 맞닥뜨릴 ‘근대’의 언어—재정 일원화, 신분질서 해체, 권력 분립과 내각 중심 운영, 대외관계의 자주화—를 압축적으로 제시했다. 정변의 실패가 곧 기획의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실패는 “제도의 급진성”과 “정치적 기반” 사이의 불균형이 개혁을 어떻게 좌초시키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냈고, 이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영웅과 모험가, 애국과 친일, 자주와 의존이라는 낡은 이분법을 넘어, 그의 설계와 선택, 그리고 시대적 제약이 얽힌 복합 구조를 다시 읽을 때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교과서적 요약이나 영웅담을 넘어서는, 보다 입체적인 재평가를 요청한다.1)1)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김옥균’, ‘갑신혁신정강’, ‘김옥균 암살사건’ 항목.,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9911
최근 공개된 1차 자료는 재평가의 필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