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조선 시대의 문학사를 조망할 때 가사()는 시조와 더불어 국문 시가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핵심적인 갈래이다. 34조 또는 44조의 율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행의 제한이 없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장형서사 구조를 취하고 있어, 운문의 리듬감과 산문의 서술성을 동시에 지닌 ‘제4의 문학 갈래’로 평가받기도 한다. 이 가사는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 덕분에 개인의 내밀한 정서부터 당대의 복잡다단한 현실 인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내용을 담아내는 데 매우 적합한 양식이었다.
가사의 발생과 전개 양상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주로 사대부 계층이 주도권을 쥐고 창작과 향유를 독점하였다. 이 시기의 가사는 유교적 이념을 설파하거나 자연 속에 은거하는 삶의 즐거움을 노래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양란을 거치며 조선 사회는 급격한 신분제의 동요와 사상적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시대적 흐름은 문학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조선 후기로 갈수록 가사의 창작 계층은 양반 사대부에서 규방 여성, 중인, 평민층으로까지 외연이 확장되었다.
향유층이 다변화됨에 따라 가사가 다루는 주제와 표현 방식 또한 질적으로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