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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대학로에서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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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의 겨울, 대학로예술대극장 뒤편 복도에는 공연 시작 전의 공기가 낮게 가라앉아 있다. 분장을 마친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서 있고, 의상 자락이 스치는 소리와 조명을 점검하는 기계음이 얇게 겹쳐진다. 그 한가운데에서 레미제라블 앙상블로 무대에 오를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손끝은 서늘하고 심장은 빠르게 움직이지만 몸은 이상하리만큼 또렷하다. 객석 너머로는 아직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기대가 번져 있고, 무대 뒤편에는 같은 장면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숨이 고르게 이어진다. 그 시간은 불안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오래 붙들고 연습한 장면이 이제 막 실제의 빛을 만난다는 예감이 복도 끝에서부터 천천히 밀려온다.
대학로의 밤은 늘 분주하다. 공연장 밖으로 나오면 포스터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걸음이 바쁘고, 간판 불빛 아래로 웃음소리와 대화가 쉼 없이 흘러간다. 그러나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은 그 바깥의 속도와 전혀 다르게 흐른다. 연습실에서는 같은 음악이 수없이 반복되고, 발의 각도와 시선의 방향을 맞추기 위해 한 장면을 몇 번이고 되짚는다. 앙상블은 눈에 먼저 들어오는 자리가 아닐지라도 무대 전체의 결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누군가의 움직임이 앞서거나 늦어지면 장면의 숨이 흔들리고, 작은 흔들림 하나가 전체의 밀도를 바꾼다. 그 사실을 몸으로 익혀가는 시간 속에서 무대는 혼자 서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여러 사람의 호흡이 같은 박자로 포개질 때 장면은 비로소 살아난다.
막이 오르는 순간에는 연습실에서 쌓아 올린 시간이 한꺼번에 몸 안에서 깨어난다. 어둠 속에서 조명이 번지고 음악이 시작되면 머리로 계산하던 동선은 사라지고 몸이 먼저 반응한다. 눈앞에는 함께 장면을 채우는 배우들이 있고, 발밑에서는 무대의 단단…
막이 오르는 순간에는 연습실에서 쌓아 올린 시간이 한꺼번에 몸 안에서 깨어난다. 어둠 속에서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