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오이디푸스왕을 읽고 나서
어린 시절 책이나 만화로 자주 접했던 그리스와 로마 신화는 나에게 있어 신들과 인간의 세계를 다룬 환상적인 이야기였다. 이제 와 다시 보면 신화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흔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용어로도 유명한 주인공 오이디푸스가 본 책에서 유래되었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왔는데, 유년기의 아동이 무의식적으로 같은 성을 지닌 부모와 경쟁하며, 반대의 성을 가진 부모를 동경한다는 실로 근친상간적인 삼각관계를 지칭하는 이 용어의 의미를 처음 들었을 때 꽤나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희랍 고전기의 대표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의 비극 네 편을 묶은 ‘오이디푸스 왕’을 읽는 동안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부분은 신탁이나 운명보다도 인간이 진실을 대하는 태도였다. 테바이를 덮친 재앙 속에서 오이디푸스는 왕으로서 자신이 처한 문제의 근본 원인을 끝까지 밝혀내려 하는데, 그 집요함은 한 도시를 구하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인 동시에 진실을 향한 인간의 강한 욕망을 보여주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