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민주주의는 다수의 뜻이 실현되는 체제라고 배웠다. 적어도 교과서에서는 그랬다. 그런데 현실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권력을 잡지 못하고,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정책이 끝내 통과되지 않으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되레 민주주의를 흔드는 일들이 벌어진다.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불리던 미국에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정치적 실패로 치부하기 어렵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이 불편한 현실에 정면으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두 저자는 하버드 정치학과 교수로, 전작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이미 민주주의 후퇴 문제를 다룬 바 있다. 이번 책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주주의라는 외양은 유지되면서도 소수 엘리트가 실질적 권력을 틀어쥐게 되는 제도적 메커니즘을 파고든다. 선거인단, 상원 구조, 필리버스터, 연방대법원의 정치화, 미국 헌정 체계의 구체적인 장치들이 어떻게 소수의 거부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지를, 저자들은 역사적 사례와 비교정치학적 분석을 통해 풀어낸다.
나는 『세계의 정치와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