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 나이 듦을 새롭게 바라보다
‘나이 듦’이라는 말은 대체로 무겁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나이가 든다는 것을 피하고 싶은 일로 여기며, 젊음을 잃는 순간부터 인생의 내리막이 시작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사회 역시 ‘노년’을 생산성이 떨어지고 사회적 역할이 줄어드는 시기로 규정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외모나 역할로 평가받는 시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젊음과 미모가 여성의 가치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예순 이후의 여성’은 종종 투명한 존재로 취급되곤 한다. 김영옥의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은 바로 이러한 편견에 맞서 나이 듦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이다. 이 책은 단순히 노년 여성의 일상 이야기를 담은 수필이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삶과 철학적 지혜를 엮어, 노년의 시간을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시간으로 다시 써 내려간다.
책의 제목인 ‘흰머리 휘날리며’는 상징적이다. 흰머리를 감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드러낸다는 것은, 사회가 강요한 젊음의 기준에 맞서 자기 자신을 긍정하겠다는 선언이다. 저자는 흰머리를 늙음의 표식이 아닌, 살아온 시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