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문화라는 단어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라틴어 콜레레에서 파생된 쿨투라라는 개념과 마주하게 되는데, 본래 농경을 의미하던 이 용어는 자연 그대로의 거친 대지를 인간의 목적에 맞게 개간하고 가꾸는 인위적인 노력을 상징한다. 척박한 땅을 일구어 수확물을 얻어내는 과정이 물리적인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다면, 시간이 흐르며 확장된 문화의 의미는 인간의 정신 세계와 공동체의 삶의 양식을 풍요롭게 일구어내는 지적이고 예술적인 실천의 총체를 일컫게 되었다. 자연 상태로 방치된 것과 대척점에 서 있는 문화는 인간의 치열하고 의도적인 기획이 개입된 결과물이며,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관과 신념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발현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 이 거대한 문화적 밭을 일구는 행위는 고도화된 자본주의 경제 체제와 결합하면서 문화산업이라는 전 지구적인 생산과 소비의 시스템으로 변모하였고, 대중의 일상을 지배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과거의 문화가 특정 지역 공동체의 자연 발생적이고 자발적인 생활 양식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면, 오늘날의 문화는 철저하게 계산된 자본의 논리와 거대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