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사랑은 인류 보편적인 감정이자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사적인 영역에 속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속한 사회와 문화의 거대한 맥락 속에서 학습되고 재구성되는 대인관계의 핵심 기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개인의 내면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솟아나는 순수한 본능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실상 개인이 경험하고 정의하는 사랑의 형태는 성장 과정에서 내면화된 신념 체계와 타인과의 관계 맺기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의 양육 태도를 통해 최초의 애착 관계를 형성하며, 성장기에는 부모 세대의 결혼 생활을 관찰하고, 청년기에는 문학, 영화, 대중매체 등이 쏟아내는 수많은 낭만적 서사를 소비하며 자신만의 ‘사랑의 지도’를 그려나간다. 이 외부적 요인들은 우리가 사랑에 대해 갖는 환상과 기대, 그리고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에 결정적인 준거틀을 제공해 왔다.
나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한 문화적 토양 위에서 40대 초반의 여성으로 살아오며, 사회적 영향력 아래 나만의 사랑관을 형성해 왔다. 돌이켜보면, 20대의 젊은 날 내가 정의했던 사랑은 격정적이고 즉각적인 감정의 발화에 가까웠다. 당시에는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