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2xxx년에 12부작으로 종영한 작품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손에 쥔 청년 김혜자의 모험을 내세우다가 노년의 기억과 상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반전을 배치해 한국 드라마가 감정의 소비를 조직하는 익숙한 문법을 새롭게 비튼다.
이 작품이 오래 남는 까닭은 판타지와 멜로드라마의 외형 속에 청춘의 실패감, 노년의 고립, 가족 내부의 죄책감을 한 화면에 포개어 놓고 삶의 가치가 성공의 속도와 경쟁의 성적표에서 결정되지 않는다는 명제를 끝까지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제목이 말하는 눈부심은 찬란한 성공의 장면과 거리를 두고 사라지기 쉬운 일상의 미세한 온기를 가리키며, 작품은 초반의 경쾌한 리듬과 후반의 느린 호흡을 충돌시켜 관객이 자기 삶의 시간감을 다시 측정하게 만든다.
II. 본론
1. 이야기의 구조가 드러내는 작품의식
초반부 서사는 젊은 몸을 잃어버린 혜자의 당혹감과 준하의 무기력을 교차시키며 시간 이탈 로맨스처럼 전개되지만, 10화 말미의 고백과 11화 이후의 재배열은 앞선 장면들을 치매 노인의 섬망과 기억의 파편으로 다시 읽게 만들면서 장르의 쾌감 자리에 삶의 수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