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부정적인 이미지에 묶여 있었다.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으면 직업은 원하지만 ‘노동자’는 되고 싶지 않다고 답하는 모습은 직업과 노동이 분리된 채 인식되어 왔음을 드러낸다. 나 역시 한때 노동자를 고용이 불안정하고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단정 지은 적이 있다. 과거 범죄자 수배 전단에서 사용되던 ‘노동자풍’이라는 표현은 국가 차원에서 특정 계층에 대한 편견을 강화했던 흔적으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이후 정부와 기업은 ‘노동’이라는 말 대신 ‘근로’를 강조해 왔고, 그 과정에서 노동의 주체성은 희미해지고 시키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수동적 존재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노동의 가치는 외부에서 매겨지는 등급이나 가격에 있지 않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유지하고 스스로를 주체적으로 세울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더 깊이 연결된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보다 그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는 상태가 중요하며, 직업의 이름이 아니라 노동이 일상을 어떻게 지탱하고 개인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나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노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