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조선 왕조 500여 년의 역사는 수많은 전염병의 창궐로 점철되었으며, 이는 당시 사회 전반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근대 의학의 개념이 정립되기 이전의 시대적 한계 속에서, 병원균의 실체조차 알 수 없었던 전염병은 백성들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가는 가장 강력한 재앙으로 군림했다. 한 번 발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 국가의 존립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곤 했다. 이러한 위기는 단순히 특정 시기에 국한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조선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와 기능을 뒤흔들었다.
특히 조선시대에 주기적으로 대규모 확산을 보이며 사회 구조와 경제 활동,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과 정신세계에 지대한 파급력을 미쳤던 전염병으로는 콜레라와 천연두를 들 수 있다. 콜레라는 조선 후기에 들어서 새로운 유형의 `괴질`로 유입되어 짧은 시간 안에 전국을 휩쓸며 엄청난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이 질병은 급성 설사와 구토를 동반하며 극심한 탈수 증세를 유발해 순식간에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반면 천연두는 오랜 기간 한반도에 풍토병처럼 존재하며 ‘마마’ 또는 ‘손님’으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