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형법상 살인죄는 대개 사람의 생명을 적극적인 행위 즉 작위에 의하여 침해하는 경우를 염두에 둔다. 칼로 찌르거나 총을 쏘는 등의 직접적인 물리적 행위가 전형적인 살인죄의 모습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행위자가 마땅히 해야 할 특정한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타인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이를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라고 부르며, 행위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살인행위와 동일한 형사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법리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중대한 쟁점을 내포한다. 단순히 어떠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살인죄를 물을 수 없으며, 행위자가 결과 발생을 방지해야 할 특별한 법적 의무 즉 보증인의 지위에 있었음에도 이를 태만히 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작위범과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다.
이처럼 부작위범의 성립은 행위와 결과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렵고, 형법이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최후수단성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그 성립 요건이 매우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특히 사람의 생명이라는 가장 중요한 법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