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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체면과 타인 의식 - `나`를 잃어버린 전시적(적) 삶의 문법
한국인의 정신적 가치관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기제 중 하나는 `체면`이다. 유교적 전통에서 체면은 자신의 도덕적 자존감을 지키고 사회적 격식을 갖추는 긍정적 장치로 작동해 왔다. 하지만 오늘날 이 문법이 현장에서 구현되는 방식을 지켜보고 있으면 서글픈 마음이 든다. 체면은 더 이상 내면의 수양을 뜻하지 않는다. 타인의 눈에 비치는 나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기술로 전락한 듯하다.
주말이면 서울 근교의 유명 카페나 명품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본다. 그들은 정말 그 커피 맛을 즐기거나 그 물건의 가치를 절감해서 서 있는 것일까. SNS에 올릴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수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며, 삶의 주도권이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에 가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가 우선시되는 현상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법이다. 대학 졸업반 학생들을 만날 때면 이런 모순은 더욱 극명해진다.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고민하기보다, 남들이 알아주는 대기업 명함이라는 `체면의 갑옷`을 입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