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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지 기능의 해체와 자아의 경계선
정신건강론에서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침착과 타우 단백질의 변성으로 인한 신경세포의 사멸로 정의된다. 해마에서 시작된 손상은 기억을 지우고, 대뇌피질로 확산되며 언어, 판단력, 실행 기능을 차례로 마비시킨다. 영화 속 수진이 변호사로서 구사하던 정교한 논리가 무너지고, 가장 기본적인 일상 언어조차 잃어가는 과정은 이 이론적 단계를 충실히 따른다. 하지만 책에서 배운 지식으로 수진의 상태를 진단하는 것과, 한 인간의 자아가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현상을 직시하는 것 사이에는 메우기 힘든 괴리가 존재한다.
흔히 인지 기능이 저하되면 감정도 함께 무뎌질 것이라 짐작하기 쉽지만, 실제 현장에서 마주한 모습은 사뭇 달랐다. 기억은 파편화되어도 수치심이나 공포 같은 원초적인 감정은 기묘할 정도로 선명하게 남는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수진이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뇌세포의 사멸이 곧 고통의 소멸은 아니라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 지적 능력은 상실되어도 존엄을 지키고 싶어 하는 본능은 끝까지 남아 요동친다. 인지 능력이 사라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