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의학적 진단과 사회적 배제 사이의 간극
장애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다. 과거에는 장애를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결함으로 보는 `의학적 모델`이 지배적이었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개인의 손상과 사회적 장벽 간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는 `사회적 모델`로 확장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장애분류(ICF)는 장애를 단순한 질병의 결과가 아닌, 환경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기능의 상태`로 정의한다. 이론적으로는 장애가 더 이상 `고쳐야 할 병`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다양성`의 영역으로 옮겨온 셈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마주하는 장애의 정의는 여전히 차갑고 딱딱한 진단서 한 장에 묶여 있다는 점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도서관에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공공기관의 행정 시스템을 관찰하다 보면, 장애인 등록증의 급수나 유형이 그 사람의 모든 필요를 대변하는 것처럼 취급되는 광경을 자주 목격한다. 휠체어를 타지 않는 뇌병변 장애인이 겪는 미묘한 이동의 불편함이나, 외견상 드러나지 않는 정신장애인이 겪는 사회적 고립은 `기준 미달`이라는 명목하에 정책의 시야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분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