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어휘적 이해와 화용적 오해 사이의 간극
중급 학습자에게 속담을 가르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벽은 단어의 조합이 만드는 낯선 이미지이다. 이론적으로 속담 교육은 은유와 상징을 통해 문화적 능력을 신장하는 과정이라 정의된다. `수레`라는 구시대적인 운송 수단과 `요란하다`라는 형용사가 만났을 때, 학습자들은 대개 물리적인 소음 문제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언어 지식 측면에서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는 실속 없는 사람이 겉으로만 떠들어댄다는 명쾌한 논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교실에서 이 표현을 내뱉는 학습자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이들이 이 문장의 `뉘앙스`까지 체득했는지 의구심이 생기곤 한다.
한번은 중급반 학생이 발표 준비를 제대로 해오지 않은 짝꿍에게 `너는 참 빈 수레 같아`라고 농담을 던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교과서적으로는 정확한 용법이었으나, 그 말을 듣는 학생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는 것을 보며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속담은 지혜의 응축이지만 동시에 날카로운 비판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교재에서는 속담의 `의미`를 가르치지만, 그것이 타인에게 발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파장이나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