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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체의 유능감이 지워진 자리에 남은 수치화된 건강의 함정
본인은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는 편이다. 턱걸이 수십 개를 거뜬히 해내고 산길을 맨발로 걸으며 지면의 감각을 온전히 느낄 때, 육체가 내 통제하에 있다는 강한 유능감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기 검진 결과지에 적힌 `주의` 판정 하나에 이 모든 확신이 흔들리는 경험을 할 때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이론적으로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의 완전한 상태를 의미하지만, 현실에서의 건강은 혈압 수치나 체지방률 같은 데이터로만 환언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마음이 무겁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모순은 더 극명하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완벽한 근육을 뽐내는 이가 정작 면역력 저하로 늘 상비약을 달고 살거나, 겉으로는 누구보다 건장해 보이는 동료가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본다. 근육의 선명도가 건강의 척도인 줄 알았으나, 실제로는 그 이면의 피로도가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숫자로는 증명할 수 없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느껴지는 몸의 가벼움이나 일상을 견뎌내는 지구력이야말로 진짜 건강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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