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생존의 도구에서 과시의 수단으로: 미용의 다층적 개념
미용의 학술적 개념은 인체의 기능을 보완하고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는 모든 행위를 포괄한다. 인류학적으로 보면 이는 신체 장식, 신체 변형, 위생 관리라는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초기 인류에게 미용은 생존을 위한 위장이자, 특정 계급임을 증명하는 낙인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미용의 개념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한 양상을 띤다. 이론적으로는 자아실현의 수단이라 배우지만, 정작 현실에서 목격하는 미용은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는 도구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미용이 개인의 즐거움보다는 `사회적 의무`로 작동하는 순간이 더 많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직장인들이 피곤을 무릅쓰고 새벽같이 일어나 메이크업을 하는 행위는 자아 표현이라기보다 무언의 압박에 대한 순응에 가깝게 느껴진다. 단정한 모습이 예의라는 명목 아래, 개인의 고유한 얼굴은 가려지고 규격화된 `사회적 얼굴`이 복제된다. 미용의 근본이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면, 왜 우리는 가꾸면 가꿀수록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며 타인과의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