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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리배출이라는 성소와 기업의 거대한 소각로
현대인의 일상은 쓰레기와의 사투로 점철된다. 나 역시 배달 음식 용기에 묻은 고추장 양념을 지우기 위해 세제를 들이붓고, 투명 페이퍼병의 라벨을 강박적으로 제거하며 나름의 기후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집 근처의 재활용 집하장을 우연히 목격했을 때의 당혹감은 잊을 수 없다. 시민들이 정성껏 분류한 플라스틱 뭉치들이 오염과 복합 재질이라는 이유로 거대한 산을 이룬 채 결국 소각장으로 향하는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는 자원의 수명을 연장하여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핵심 기제다. 그러나 현실의 재활용률은 통계상의 수치와 괴리가 크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분리배출률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실제 고품질 재생 원료로 사용되는 비율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 개인은 세제와 물을 써가며 정성을 다하는데,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불가능하게 설계된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은 무력감을 준다. 기업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복합 재질을 사용하고 화려한 포장재를 찍어내는 동안, 그 뒷수습의 책임은 오롯이 개인의 노동으로 전가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