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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정학적 리스크의 역설: 비용 상승을 상쇄하는 환율 효과의 아이러니
중동에서 미사일이 오가면 국제 유가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급등한다. 이론적으로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고유가는 생산 원가를 높이고 소비자 물가를 압박하는 치명적인 악재다. 그러나 현장에서 관찰되는 데이터는 종종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중동의 불안이 극에 달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 달러 인덱스가 치솟고, 결과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개선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과거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제조 기업들이 비명을 지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기업들의 분기 보고서를 뜯어보니 환율 효과 덕분에 영업이익이 보전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원가가 10% 올랐는데 환율이 15% 상승해버리니, 서류상으로는 오히려 이익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위기니까 힘들 것이다`라는 교과서적인 예측이 현실에서는 `위기라서 오히려 돈을 번다`는 숫자로 나타날 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장부상의 호재`가 진정한 기업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