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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정법의 관념과 법치행정의 괴리
행정법은 국가의 조직과 작용, 그리고 이에 따른 구제 방안을 규율하는 국내 공법이다. 이론적으로 행정법은 행정권의 남용을 방지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한다. 특히 법률유보의 원칙에 따라 행정 작용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해야 하며, 이는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 그러나 실무의 접점에서 마주하는 행정법의 민낯은 이론적 견고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때가 잦아 당혹스럽다.
실무 현장에서 법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라기보다, 책임을 회피하거나 복잡한 절차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예를 들어, 민원인이 제기하는 구체적인 불편 사항에 대해 관련 법령의 조항을 기계적으로 들이밀며 `법적 근거가 없어서 안 된다`라고 답해야 할 때, 행정법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회의가 든다. 법치 행정이 실현되고 있다는 안도감보다는, 법이라는 장벽 뒤에 숨어 행정의 경직성을 합리화하고 있다는 자책감이 앞선다.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만들어진 세부 지침들이 정작 국민의 긴급한 요구를 가로막는 역설적인 상황을 목격할 때마다 법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