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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계가 무너진 시장에서 마주한 `경쟁`의 모호함
경쟁이란 본래 동일한 고객의 지갑을 점유하기 위해 유사한 상품을 내놓는 기업 간의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이론적으로는 직접적 경쟁자와 잠재적 진입자, 대체재의 위협을 분석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지금의 전기차 시장을 보고 있으면 이 교과서적인 정의가 얼마나 무력한지 실감하게 된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IT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에 발을 들이는 현상을 보며, 이제는 `누가 나의 적인가`라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현장에서 관찰한 흥미로운 지점은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느끼는 당혹감이다. 그들은 수십 년간 엔진의 연소 효율을 0.1% 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왔다. 그것이 곧 진입장벽이자 경쟁의 핵심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기차 시대가 오자 그 장벽은 허무하게 무너졌고, 오히려 고도의 소프트웨어 연산 능력과 데이터 처리 기술을 가진 구글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 기계공학적 완결성만 추구하면 승리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운영체제(OS)의 편의성이 승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부상하는 상황은 차라리 공포에 가깝다. 자동차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