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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품표시제의 이상과 편의점 매대 앞의 당혹스러운 현실
식품표시제는 소비자가 식품의 성분을 정확히 파악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공적 약속`이다. 법적으로 제품명, 소비기한, 원재료명, 영양성분 등을 의무적으로 기재하게 함으로써 알 권리를 보장하고 식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론적으로 이 제도는 제조자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완벽한 가이드라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 깨알 같은 텍스트들을 마주할 때면, 과연 이것이 누구를 위한 정보인가라는 근본적인 회의감이 들곤 한다.
최근 편의점에서 한 끼 식사를 고르며 성분표를 유심히 살피다 당혹감을 느꼈다. 다이어트 중이라 `저당` 혹은 `무설탕` 문구가 크게 박힌 음료를 집어 들었지만, 뒷면의 원재료명을 확인해보니 설탕 대신 들어간 각종 감미료와 첨가물들의 화학 명칭이 가득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겠으나, `건강한 선택`을 유도한다는 제도의 목적이 무색하게도 일반 소비자가 이해할 수 없는 암호문 같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깨알 같은 폰트로 빼곡히 적힌 정보들은 시력이 좋지 않은 고령자나 바쁜 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