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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기 가족치료의 태동과 정신분석적 유산의 그림자
1950년대 가족치료의 서막은 조현병 환자 가족에 대한 관찰에서 시작되었다. 베이트슨(Bateson)의 이중구속(Double Bind) 이론은 개인이 아닌 `관계의 체계`에 주목하며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꿨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면서도 몸으로는 밀쳐내는 모순된 메시지가 아이를 분열시킨다는 가설은 혁명적이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인과관계처럼 보였으나, 실제 현장에서 이 이론을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상담실에서 만난 부모들은 흔히 `가해자`로 낙인찍힐까 두려워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이의 병이 정말 저 때문인가요`라는 질문 앞에서 이론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가혹하게 느껴졌다. 체계이론이 가족을 하나의 기계적 장치처럼 분석하려 들수록, 정작 그 안에 고통받는 개별 구성원의 슬픔은 소외되는 역설이 발생했다. 부모의 잘못된 의사소통 방식이 원인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는 순간, 가족은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심판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지점이 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론은 관계의 역동을 설명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죄책감의 무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