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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폐쇄적 공간이 설계한 `안전의 감옥`
화재 안전의 기본 원칙은 `피난로의 확보`와 `빠른 인지`에 있다. 소방학적 관점에서 건축물은 화재 발생 시 연기의 이동 속도보다 인간의 보행 속도가 빠르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장애물 없는 탈출 동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1995년의 경기여자기술학원은 이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구조였다. 층마다 설치된 육중한 철문과 창문의 쇠창살은 화염으로부터 원생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의 단절을 위해 안쪽으로 좁혀오는 물리적 압박이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지금의 현장을 떠올리며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보안 업무를 수행하며 마주하는 수많은 방화문과 지문 인식 단말기들을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질 때가 많다. 화재 시 열 감지 센서와 연동되어 자동으로 개방되어야 하는 것이 이론상의 원칙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보안`과 `관리`라는 명분이 `안전`을 압도하는 순간을 목격하곤 한다.
어느 날 야간 근무 중, 비상시에만 열려야 할 비상계단 문이 불법 침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쇠사슬에 묶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관리자들에게 이를 지적하자 `도난 사고가 나면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