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길을 걷다 유모차에 탄 아기와 눈이 마주칠 때면, 나도 모르게 `까꿍` 하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보여주곤 한다. 아기는 세상이 떠나갈 듯 자지러지게 웃는다. 그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는 지금 내 손 뒤에 내 얼굴이 그대로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아니면 정말로 얼굴이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걸까`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물은 눈앞에서 사라져도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아이들에게는 기나긴 탐구와 시행착오 끝에 얻어지는 거대한 깨달음이라는 점이 새삼 놀랍게 다가온다.
사실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을 전공 서적으로만 접했을 때는 그저 딱딱한 발달 단계의 나열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조카의 성장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거나, 놀이터에서 모래를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피아제가 말한 `감각운동기`라는 단어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머리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즉 보고, 만지고, 빨고, 두드리는 감각과 운동의 연합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성인이 된 지금, 지나치…